Lee

Gon

Flowing Traces

 2020.09.01. - 09.18

전시소개

이곤 작가는 천연 염색한 한지와 자개 등 전통 재료를 이용해 태양빛에 노출되면서 빛 바랜 오래된 건물과 자연을 평면에 옮긴 작업을 발표하며 독창성을 주목 받고 있다. 그는 오래 전부터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오래되고 친숙한 우리 주변의 건축물과 공간을 주된 소재로 삼는다. 실재하는 장소에서 찾을 수 있는 시간의 흔적들을 작가의 시선으로 화면에 재구성 하며 재료 특유의 색채와 질감을 화면에 고스란히 담아낸다.

 

그는 건물의 파벽돌, 작은 창틀 그리고 주변을 둘러싼 자연물까지 하나의 공간을 구성하는 대상들이 누군가에 의해 조성되었다는 것에 주목한다. 최초에 인위적이었던 대상들은 시간과의 작용을 통해 자연에 동화되어 간다. 즉 인위적 자연을 만드는 것은 사람이며, 인위적 자연이 삶 속 자연스러운 일부가 되도록 하는 것이 바로 시간이다. 시간과의 작용을 통해 건물 외부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낡고 허물어지며 빛이 바래간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처음의 색이 점차 빠지는 것을 보면서 그는 건물이 색을 ‘잃은 것’이 아니라 건물의 색이 ‘바랬다’ 라고 읽는다. 그 역시 어떠한 흔적을 남기게 되었다고 여기는 것이다.

 

천연 재료로 염색한 한지를 작은 나무 판에 붙여 하나의 조각을 만들고, 그 조각들을 한데 모아 건물의 외형을 닮은 화면을 구성한다. 종묘, 서대문형무소, 러시아공사관 등 실존하는 공간을 대상으로 시작하지만 그것의 재현은 아니다. 여러 건물과 장소에서 동일하게 발견한 고요함이라는 흔적을 발견하고 평면으로 옮겼다는 점이 핵심이다. 염색된 한지에서 나타나는 천연적인 흔적으로 대상의 외형을 구축해 나가는 방식은 시간성에 대한 탐구와 색이 갖고 있는 모호성의 표현을 위한 수단이다. 작가는 이러한 노동집약적인 작업방식을 유지하는 이유는 ‘그 대상의 진실되게 기록하기 위함이며, 공을 들인 대상을 선호하는 본인의 기질을 반영한다.’고 전한다.

 

<흐르는 흔적 Flowing Traces>은 흔적, 시간, 경계 세 가지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건축물의 오래된 벽돌에 겹겹이 쌓여 있는 흔적과 기억을 재구성한 한 일련의 작업과 전통 한옥의 지붕만을 따와 하늘과의 경계를 만든 후 새벽을 닮은 푸른 빛으로 채색한 작품을 전시한다. 이와 함께 공간에서 분리된 한 그루의 나무만을 화면에 배치한 작업을 함께 선보인다. 소소한 대상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작가노트

 

상실되어가는 공간의 고요한 흔적을 기록한다.

실재하는 공간들에서 만날 수 있는 흔적들을 화면에 재구성하는 작업은 그곳에 존재해 온 대상의 흔적을 남기는 과정을 통해 상실되어 가는 존재에 내재되어 있는 고요함을 발견하여 인간이 누적해 온 ‘공동의 감각’을 회복하기 위함이다.

건물의 작은 파벽돌과 작은 창틀, 그리고 그 주변의 나무들까지 공간을 구성하는 대상들은 존재의 이유가 단순히 그 위치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의해서 조성되었다는 것에 주목한다. 이 대상들은 현재는 인위적일지라도 차츰 자연으로 인지되어 가는 존재들이다. 그 인위적 자연을 만드는 것은 사람이며, 그 자연을 완성하는 것은 시간이다.

 

오래된 벽돌들에 겹겹이 쌓여 있는 기억들을 재구성한 작업과 한 그루의 나무만을 화면에 배치한 작업은 원초적이며 소소한 대상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작업에서 시작하였다.

반복되는 벽돌과 나무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존재하고 있지만,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공간의 흔적들은 사라지기 일수이다. 크기가 큰, 우리 주변에 존재해왔던 것들에 대한 인식의 부족 때문에 상실의 시대와 소통의 부재로 이어져 나가는 것일 것이다. 동시대의 욕구 때문에 사라져가는 주변을 기록한다. 과연 기다림의 가치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아마도 시간의 흔적이 있는 곳을 기록하는 이유는 그리움 때문이다.

그 그리움은 특정한 대상의 그리움이 아닌 나 자신에서 비롯된 그리움일 것이다.

 

노동집약적인 작업방식을 유지하는 것은 그 대상의 진실되게 기록하기 위함이며, 공을 들인 대상을 선호하는 본인의 기질을 반영한다. 염색된 한지에서 나타나는 천연적인 흔적으로 대상의 외형을 구축해 나가는 방식은 시간성에 대한 탐구와 색이 갖고 있는 모호성의 표현을 위한 수단이다.

 

푸르스름함은 동틀 무렵의 색이다.

무언가의 경계들이 점점 뚜렷해지는 시점을 말한다.

Gallery O Square 갤러리 오 스퀘어

서울특별시 강남구 압구정로 461, 네이처포엠 3층

3rd Floor, Nature Poem Bldg, Apgujeong-ro 461, Gangnam-gu, Seoul, Korea

TEL 02 511 5552  FAX 02 6499 0554  osquaregallery@osqua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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